제가 어릴때만 해도 출산하고 나면 친정어머니가 가물치나 호박을 해서 먹으라고 하는 장면을 종종 봤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간혹 저에게 그 상담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구요. 오랜만에 그 질문을 하셨던 분이 계셔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한의원 블로그에 몇 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혹시 제가답해드리는 것이 부족하게 느껴지거나 잘 이해가 안되시면 댓글 달아주시거나 믿음사랑한의원(063-276-3352)으로 연락주시면 답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예전에는 가물치나 호박을 먹었던 이유는 산후에 몸이 좋아지라고 먹는 경우가 있었고, 부종 때문에 먹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아주 예전에는 몸을 보하기 위해서 먹었던 사례가 많았던 것 같고, 요즘에는 붓기 때문에 문의하시는 경우가 대다수였던 것 같습니다. 의외로 산후에 발생하는 부종 때문에 고민하시거나 고생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것에 대처하기 위해서 민간요법으로 호박이나 가물치를 쓰면 어떨까 하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이것에 대한 논문이 있습니다. 2001년에 나왔던 논문인데, 가물치, 호박, 그리고 한약 처방 중에 산후에 많이 쓰이는 생화탕을 동시에 비교한 것입니다. 7일동안 실험을 해보고 혈액 검사를 해봤는데 가물치와 호박 모두 조금씩 변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가물치는 알부민 쪽에서, 호박은 포도당과 알부민 쪽에서 유의한 변화가 있었고, 생화탕 처방은 전반적으로 유의한 변화가 있었다고 결론을 내고 있습니다. 이 결과만 보더라도, 가물치와 호박 모두 조금씩은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순전히 민간요법 정도의 효과이지, 큰 효과가 있다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긍정적인 점도 있지만 단점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호박은 이뇨 기능을 자극하기 때문에 신장을 자극하면서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습니다. 또한 가물치는 입맛이 좋아져서 체중 증가의 여지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즉, 부종을 제거하기 위해 호박과 가물치를 먹는 것은 생각보다 효과도 약할뿐더러, 단점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예전에는 그렇게 많이 먹었던 가물치와 호박이 이제는 왜 자연스럽게 사라졌는가도 살펴봐야 합니다.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없어진 것이죠.
무엇보다 예전에 비해 산모들이 겪는 몸의 상태가 과거와 다른 것이 가장 큽니다. 예전 할머님들은 출산하고 나면 바로 일을 하러 가야 했습니다. 즉 몸이 허할 수 밖에 없었죠. 그래서 가물치등으로 몸을 보하면서 산후에 발생하는 몸의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향약집성방에서 보혈 및 리수 작용이 있으면서 효험이 있다는 것도 그러한 의미입니다. 하지만 요즘 산모들은 그러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신적인 피로함이 훨씬 더 큰 문제입니다.
예전에 쓰던 기구들입니다.
그래서 예전과 달리 한약을 쓰는 처방들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제가 학교 다닐때만 하더라도 효과가 좋다고 했던 처방들을 지금 써보면 생각보다 효과가 없거나, 약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 역시 환자분들의 습관, 몸 상태, 먹는 방식들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달라진 것은 그 사람의 체질과 환경에 적합하게 약을 써야 합니다. 민간요법보다는 그것이 더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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